비트코인에 이어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투자처로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NFT, 최근에는 거품이 많이 빠졌지만 유행 당시에는 1개의 NFT가 억 단위의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을 만큼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었던 시장입니다.

 

당시 NFT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한순간의 유행을 이용한 투기 혹은 사기였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반대로 아직 그 잠재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블록체인 기술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들은 아직까지 NFT가 무엇인지도 모르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NFT에 대해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부분, NFT가 무엇이며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NFT란 무엇인가

NFT는 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 토큰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대체가 불가능한 토큰, 즉 유일한 토큰이라는 말이죠. 누구나 간단하게 복제하고 똑같이 보유할 수 있었던 디지털 파일에 고유함, 유일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개념입니다.

 

1-1. NFT와 블록체인

그렇다면 어떻게 디지털 파일에 그러한 속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요? NFT의 이러한 특성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https://bitcoinman.tistory.com/1

 

비트코인 기술의 원리, 블록체인의 뜻과 개념을 알아보자

대중에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상화폐의 존재가 알려진 지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비트코인의 가격, 차트 등 투자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뿐 암호화폐 기술의 근간

bitcoinman.tistory.com

 

블록체인은 일종의 디지털 장부와 같은 역할로서, 해당 네트워크 상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기록을 암호화하여 블록의 형태로 재구성한 뒤 기존 데이터와 결합시켜 변경이나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죠. 블록체인에 한 번 기록된 데이터는 누구도 바꿀 수 없고,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성에서 착안하여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디지털 파일에 고유한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그 일련번호가 언제 부여되었고 언제 누구에게 양도되었는지를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서 그 소유권을 명확하게 명시하고 보장하는 것이 NFT의 핵심 개념입니다.

 

여기서 어떤 디지털 파일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위한 일련번호를 부여받는 것을 보고 'NFT화 되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한번 NFT가 된 파일은 그 존재와 거래기록이 반영구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됩니다. 이는 해당 NFT의 금전적 가치와 무관하게 기술적으로 그렇습니다.

 

1-2. NFT는 어떻게 생겼나?

현존하는 NFT의 절대다수는 이미지 혹은 동영상의 성격을 띕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이미지 형태의 NFT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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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유행했던 NFT 시리즈, 메타콩즈

 위 사진은 한 때 유행을 타면서 1개당 한화 수천만원에 거래되었던 NFT시리즈인 메타콩즈의 예시입니다. 보이는 각각의 고릴라 사진들이 각자 별개의 NFT로서, 소유 혹은 거래가 가능한 이미지인 것입니다.

 

다만 이미지나 동영상 형태의 NFT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 기술적 특성과는 무관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텍스트를 비롯한 어떤 디지털 파일도 NFT가 될 수 있지만, 그저 NFT를 소유하고 거래하는 주체가 인간이다 보니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의 파일이 더 와닿기 때문에 이미지나 동영상 형태의 파일이 주류가 된 것 뿐입니다.

 

물론 현존하는 NFT의 99.9%가 이미지 혹은 동영상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은 결국 사실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NFT는 이미지나 동영상 형태의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이다'라고 간주하는 것도 딱히 문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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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NFT 거래소에 등록된 NFT들

 

한편 NFT로 만들 이미지, 영상의 시각적인 색채나 분위기, 형상에는 당연히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그림판으로 동그라미 하나 그린 것도 NFT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NFT를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든 작품이 판매되어야 수입이 되기 때문에, 예술적이거나 유니크한 인상을 주기 위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위 사진처럼 다양한 매력적인 작품들이 판매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1-3. NFT는 저작권을 구매하는 것인가

자주 오해가 있는 부분인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NFT는 저작권과 별개의 개념이며 이미지 형태의 NFT를 구매하였다고 해서 해당 이미지의 저작권까지 소유하게 되지 않습니다.

 

이는 새롭게 생겨난 개념인 NFT와 현행 저작권법 사이의 간극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NFT의 본질이 이미지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 디지털 파일을 가리키는 일련번호'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이 문제를 대략 이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관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당신이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미키마우스 이미지를 임의로 NFT로 만들어 판매한다면, 당신은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무단으로 복제, 재생산하여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이기 때문에 디즈니 사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됩니다.
  • 디즈니에서 공식적으로 미키마우스 NFT를 판매하고 당신이 그것을 구매했다면, 당신은 해당 NFT의 소유권을 가졌으므로 이후 해당 NFT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여 차익을 얻어도 됩니다. 그러나 해당 NFT가 나타내는 이미지에 대한 상업적 이용 허가가 없다면 해당 NFT 속 미키마우스 이미지를 상품화하여 판매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입니다.
  • 제가 독창적인 토끼 그림을 그린 뒤 NFT로 만들어 당신에게 판매하면서, NFT의 소유권과 함께 해당 토끼 그림의 상업적 이용 권리를 포함한 모든 저작권을 함께 양도하겠다고 합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당신은 그 토끼 그림을 상품화하여 판매할 수 있으며, 이와 별개로 NFT의 소유권도 제 3자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 때 NFT를 제 3자에게 판매하면서 토끼 그림의 저작권은 양도하지 않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NFT 판매 이후로도 그 토끼 그림을 계속 상품화하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시와 같이, NFT와 그 안에 담긴 저작물의 저작권은 별개의 개념입니다. 때문에 이미지 및 동영상의 상업적 이용을 염두에 두고 NFT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해당 NFT 발행자와 해당 문제에 대해 사전에 합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편 이 문제는 NFT 발행자 입장에서도 유의해야 할 부분인데, 타인에게 저작권이 귀속된 이미지를 NFT화하여 판매하여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명백하게 상업적 이용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모나리자와 같은 명화들을 임의로 NFT화하여 판매하려던 시도가 적발되면서 관련된 NFT들이 일제히 삭제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2. NFT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NFT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다소 모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저작권, 상업적 이용 허가와 관련된 부분에서 어떻게 합의되었는지에 따라 답변의 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 부분은 '이미지 및 영상물의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이지 NFT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므로 여기서는 배제하겠습니다.

NFT 그 자체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해당 NFT에 연결된 디지털 파일을 감상하는 것 뿐입니다. 그것이 NFT의 본질입니다.

 

NFT는 결국 하나의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일 뿐이며, 이것에 부가가치를 붙여 거래하거나, 게임 아이템에 연동된 NFT를 구매해 게임 내 재화 획득에 활용하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부수적인 요소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NFT가 모두 거품이고 사기라는 식의 해석이 존재하는데, 이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주장입니다.

 

2-1. NFT는 사기인가

NFT 그 자체, 혹은 NFT를 사고 파는 행위가 사기라는 식의 주장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저는 NFT 자체는 사기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어떤 물건의 가치는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명인사의 친필 사인을 생각해 봅시다. 이 친필 사인의 물질적인 가치는 종이 한 장과 그 위에 묻은 약간의 잉크가 전부입니다. 심지어 이 종이의 사진을 촬영해서 수많은 사람이 똑같은 형상을 얼마든지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이 종이에 상징성을 부여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고, 간혹 이것을 소유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걸 굳이 사기라고 부르지는 않죠. '그게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NFT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본질은 저작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이미지에 소유권을 부여한 것 뿐이지만, 여기에 상징성을 부여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리고 '이게 가치가 있다'고 동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소유권을 거래하는 것 역시 개인의 자유입니다. 상호간의 동의와 합의 하에 맺어진 거래를 사기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NFT가 거품이라는 말에는 저 또한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무언가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고, 거래도 상호간의 동의 하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원숭이 이미지 파일의 가치가 100억원인게 맞느냐?"고 하면, 솔직히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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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행된 싸이 NFT, 한화 18만원에 판매중이다

 

NFT 마켓도 결국 자금이 유입되어야 누군가에게 수익이 됩니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참여해서 지갑을 열수록 시장이 커지고 더 많은 수익 기회가 생길 거라는 점을 노리고 시장에 거품을 잔뜩 일으켰을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NFT가 가장 유행하던 시기에 비교해 현재의 평균적인 가격대는 10%수준에 불과하며, 지금도 점차 시장이 작아지는 중입니다. 

 

유행 당시 NFT를 매수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구매 당시 가격에 비해 크게 낮아진 시세 때문에 매도하지 못하고 반강제로 장기 보유중인 상태라고 알려져 있는데, 시장에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당시 가격대로 돌아가는 것은 지극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3. 마치며

오늘은 NFT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NFT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부분만을 살펴보았는데, 사실 오늘 다룬 내용 외에도 생각해 볼 만한 부분들이 상당히 있는 주제라 추후 포스팅에서 추가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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